“결과가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만이 아니다. 선수단의 마음은 똑같다. 까다로운 중동 원정이지만,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있다. 이라크 원정이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6일 오전 3시15분(한국시각) 이라크의 바스라 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에서 이라크와 대결한다.

한국은 조 선두(4승4무·승점 16)로 3위 이라크(3승3무2패·승점 12)와 비겨도 최소 2위를 확정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딴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10차전 쿠웨이트(5무3패·승점 5)와 경기가 남아 있는데, 이라크전에서 결정을 내야 마음이 편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이라크(59위)와 역대 맞전적에서 10승12무2패로 앞선다. 최근 3경기에서는 한국이 모두 이겼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변수는 많다. 특히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부상 공백은 가장 큰 걱정이다. 홍명보호는 3월 김민재가 빠진 채 국내에서 오만, 요르단과 예선 7~8차전을 벌였다. 하지만 두 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나중에 동점골을 허용해 비겼다.

홍명보 감독은 현지시각으로 3일 밤 26명의 선수단 전원이 참가한 첫 훈련에서 수비와 공격 부문에서 약속된 움직임 등 전술 점검을 했다. 포지션별로 복수의 선수를 기용했는데, 이라크전에 나설 포백 수비진과 미드필더 등 최상의 조합을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해결사 능력을 갖춘 손흥민(토트넘)이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고, 황희찬(울버햄프턴)도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는데, 선발보다는 후반에 교체 투입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K리그1 득점 선두(11골) 전진우(전북)의 활용 여부가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제공권을 갖춘 오세훈(마치다)과 저돌적인 오현규(헹크)와 다르게, 전진우는 벌칙구역 양 측면 공간을 유연하게 파고드는 데 뛰어나다.

불안한 이라크 국내 정치 상황도 낯선 일이다. 대표팀은 2일 현지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방탄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고, 국내 취재진은 아예 동행하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