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에 투자하라” 미셸 강의 승부수…“EPL 남자팀보다 뛰어난 훈련센터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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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티 구단주인 미셸 강은 1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구단에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주저 없이 “투자하라”고 답했다. 여자축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부터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앞으로 1년 안에 문을 열 예정인 런던 시티의 새 훈련센터다. 여자 선수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시설로, 미셸 강은 여자축구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여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훈련센터를 건설한 건축가의 말을 인용해 런던 시티 시설이 완공돼 운영될 때는 EPL 남자팀 대부분의 훈련센터보다 뛰어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투자는 단순히 좋은 건물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같은 종목에서 남자 선수들은 좋은 시설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면서 여자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이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의 여자축구 투자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2년 미국여자축구리그 워싱턴 스피릿을 인수했고, 2023년에는 잉글랜드의 런던 시티, 2024년에는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 페미닌을 차례로 품었다.
특히 런던 시티는 인수 당시 잉글랜드 여자 챔피언십 2부 소속으로 파산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후 투자가 이어지면서 2024-2025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1년 반 만에 최상위리그 WSL 승격까지 이뤘다.
2024년 7월에는 여자축구 프로화에 초점을 맞춘 멀티구단 글로벌 조직 키니스카 스포츠 인터내셔널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리옹 남자팀 회장직을 맡았고 올해 6월 구단 인수에 합의하면서 리옹 남녀팀을 모두 이끄는 구단주가 됐다.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올여름에는 발롱도르를 두 차례 수상한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알렉시아 푸테야스를 바르셀로나에서 런던 시티로 영입했다.
미셸 강이 여자축구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한국에서 보낸 성장 과정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여성 권익 신장에 힘쓴 이윤자 전 국회의원의 딸로, 서강대 재학 중이던 1981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노스럽 그러먼 인포텍에서 부회장과 제너럴 매니저로 일했고 2008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공공부문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 코그노산트를 창업했다. 지난해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재산은 12억달러, 약 1조6천700억원이다.
그는 딸 셋을 둔 아버지가 성별과 관계없이 원하는 목표에 모든 것을 쏟아 도전해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회상했다. 전통적인 사회 분위기가 강했던 시절 한국에서 성장하며 받은 그 가르침이 자신의 삶에도 계속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만큼 다음 세대 여성들이 자신이 경험했던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도록 돕는 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미셸 강이 원하는 환경은 선수들이 낡은 장비나 탈의 공간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축구선수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투자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구상은 유럽과 미국에 머물지 않는다. 앞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에서도 여자축구 클럽을 보유해 런던 시티에서 구축한 기준을 세계로 확산하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남녀 선수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존재하는 환경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 미셸 강이 그리는 방향이다. 런던 시티의 새 훈련센터는 그 구상을 실제 시설과 시스템으로 보여주는 다음 단계가 될 전망이다.
사진 = AP / 연합뉴스
최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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