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복귀를 향한 눈빛은 위축되지 않았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 다시 현존하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일본축구협회는 23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 10차전에 출전할 일본 축구대표팀 27명 명단을 발표했다. 경기 일정은 6월 5일 호주 퍼스 원정, 10일 일본 스이타 홈 경기로 예정돼 있다. 이미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한 상황에서 일본은 끝까지 최정예 전력을 가동한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미드필더 사노 가이슈(마인츠)였다. 사노는 2023년부터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기대주로, 지난해 카타르 아시안컵에도 출전했지만, 7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등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약 보름 만에 풀려난 이후, 검찰의 불기소와 함께 사건 정리로 위기를 넘겼다.

사노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이번 시즌 34경기 모두 선발로 활약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런 만큼 대표팀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고, 이는 1년 4개월 만의 복귀다. 앞선 3월 소집명단에도 들었으나 부상으로 하차한 바 있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직접적인 발탁 이유에 대해 "실수를 저지른 선수도 재도전 기회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사노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기회를 함께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본 축구계 내부에서도 다양한 논의와 팬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눈길을 끈 또 하나는 사노 가이슈의 동생, 미드필더 사노 고다이(NEC 네이메헌)가 이번에 첫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점이다. 형제의 동반 발탁은 2009년 사토 하야토-히사토 이후 16년 만의 기록이다. 이밖에도 2006년생 사토 류노스케 등, 7명의 신예가 A대표팀에 첫 승선하며 새 바람을 예고했다.

일본 대표팀은 이번 3차 예선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전력 점검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노 형제의 동반 출전과 젊은 선수 합류로 변화의 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팀 분위기와 연속 승리 행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