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유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 예비 개발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파판14 한국판 10주년 기념 요시다 P/D 인터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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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게임 개발자에게 많은 관심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파이널판타지14 요시다 나오키 P/D 역시 실패에 가까웠던 구버전 파이널판타지14를 맡은 후 인상에 남을 서버 종료 이후 새 확쟁팩을 통해 게임을 성공 시킨 사례로 게임에 비교적 관심이 덜한 사람도 이제는 익숙하게 알게 된 사연의 주인공이다.
이렇게 부활시킨 파이널판타지14는 글로벌 기준 15년, 한국 기준 10년의 서비스를 지속했다. 요시다 P/D는 이 기간 팬들은 물론 예비 개발자들과 소통을 진행했고,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한편 후배 개발자들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전달했다.
한국판 서비스 10주년 기념으로 부산과 서울을 방문한 요시다 P/D는 게임 행사 강연 이후 서울에서 팬들을 만나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 요시다 P/D는 팬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고, 예비 개발자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전했을까. 강연 이전 부산에서 요시다 P/D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에 관한 내용을 아래에 정리했다.

지난 2024년 진행됐던 팬페스티벌에 이어 올해도 '요시다 P/D의 산책 With 오다 반리'라는 이름으로 파이널판타지14 현장 팬 이벤트를 통해 팬들을 만납니다. 이 밖에도 서비스 10년을 함께한 한국판 유저들의 의견도 듣고 싶으실 텐데,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으실까요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제가 받고 싶은 피드백은 유저가 생각하는 그대로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지역별로 플레이 스타일이나 취향이 기본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그래도 특색있는 부분이 있는데, 한국판 유저들은 캐릭터의 외형을 멋지고 이쁘게 꾸미는 데 큰 노력을 투자합니다. 유저 1인당 외형을 바꾸는 유료 아이템인 환상약 소비량이 세계 최고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캐릭터 꾸미기에 관한 이야기나 의상, 장식 요소에 관한 이야기는 한국판 유저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궁금해지긴 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윈도 OS 클라이언트로만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게임 이용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치적인 데이터는 확인 가능하지만 실제로 의견을 듣는 것은 또 다르니까요. 파이널판타지14는 다음 10년을 향해 가는 과정이고, 파이널판타지14의 두 번째 신생을 하겠다는 각오로 게임 자체를 최첨단의 서비스로 진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0부터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유저들의 실제 플레이 시간(가처분 시간)입니다. 실제 플레이 시간이 매우 짧아진 지금 시기에 언제 로그인하고 한 번에 얼마나 어떤 유형의 플레이를 하는지 직접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 나가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거죠. 편하게 평상시에 언제나 부담이 되지 않을 즐거운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파이널판타지14의 앞으로 10년을 성공하기 위한 비결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MMORPG라는 장르의 게임은 시간을 들여서 플레이하는 게임인데, 지금 세상에는 정말 맞지 않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게임을 플레이해서 선구자인 사람이 너무 많고, 이들을 따라잡으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렇게 시간을 들이기는 쉽지 않은 시기죠. 하지만 몇백 시간이나 들이지 않으면 이 장르의 즐거움을 알 수 없다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반대로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기대하는 게 있고, 그 기대할 만족도가 제공되면 MMORPG라는 세계가 넓고 앞으로도 계속 유행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파이널판타지14에서 이것을 목표로 하고, 한국판 사용자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의 한국판 1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 강연에도 나섭니다. 이번 강연 무대에도 큰 기대가 모이는데, 강연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저는 보통 기업의 강연 의뢰는 거절하는 편이지만, 학생이 보낸 강연 의뢰는 가능하다면 직접 나섭니다. 저도 여러 선배에게 지도받아 여기까지 왔고, 그 감사를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리고 게임 업계에 오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요?"라고 가장 먼저 물어봅니다. 게임 디자이너인지, 기획자인지, 애니메이터인지, 테크니컬 아티스트인지 게임 업계에는 정말 많은 포지션이 있고, 각각의 자리에 맞춰 익혀야 하는 전문 지식이나 동기는 물론 아이디어를 모으는 방식 등의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공통된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게임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라는 것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만 골라서 하고, 다른 장르는 하지 않는 것은 피했으면 합니다. 게임의 장르는 정말 다양하고, 언제나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 장르를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게임이라 지식이 없어 개발할 수 없다면 그건 프로페셔널하지 않기에 가장 먼저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단순히 좋았다, 혹은 나빴다 같은 단순한 감상으로 끝나지 않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건 일반 게이머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그래픽의 움직임 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고민했으면 합니다. 움직이는 오브젝트에 필요한 묘사가 있는데 빠졌거나, 반대로 필요하지 않은데 묘사가 포함되어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 있거든요.
혹은 보스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왜 별로였는지 생각을 이어 나가야 합니다. 특수효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던가, 밸런싱이 잘못되었다던가, 플레이어에게 동기 부여가 없었다던가 하는 다양한 부분에서의 원인을 생각해야 합니다. 반대로 재미있었다면 왜 재미있었는지를 찾아서 본인의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게임 개발자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관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분석할 수 있다면 게임 업계는 그렇게 어려운 곳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이루지 못했지만, 꼭 영어를 배워서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는 것도 제안합니다. 제가 지금의 세계에서 불가능했던 일을 여러분들이 노력해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 한국판 서비스 직전인 2014년 부산에서 강연했는데, 재미있게도 서비스 10년인 지금 다시 한번 강연에 나섭니다. 한국판 서비스 직전과 지금 다시 강연을 나서는 소감은 어떤가요
생각해보니 위키피디아에서 저를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이 2014년 부산 강연 때 사진입니다. 그리고 벌써 10년이 지났고, 파이널판타지14 구버전이라 부르는 1.0을 담당한 이후 15년이 지났습니다. 이 시간 동안 제가 크게 아프거나 다치지 않은 것은 파이널판타지14 유저분들이 전 세계에서 보내주는 열정과 지원, 그리고 응원의 목소리라고 항상 생각합니다. 잠은 제대로 자는지, 식사는 잘하는지 등 저를 걱정하는 메시지가 정말 많이 들어오고,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제 테이블 위에 영양제가 있길래 어디서 보낸 건지 물어봤더니 유저분들이 보낸 선물이었습니다.
사람이 늙는 건 당연하고, 저도 제 사진을 보면 늙었다는 생각은 하지만 내면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MMORPG가 이제 오래된 장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즐길 거리가 많아진 시대에 게임에 시간을 많이 들인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데, MMORPG 장르에서는 당연한 일이거든요. 파이널판타지14를 오랜 시간 서비스하면서 직접 보고 느끼셨을 텐데, 게임과 장르에 어떻게 변화를 주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을까요
MMORPG는 시간을 들여 반복하는 것이 게임 디자인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파이널판타지14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바빠도 한 주에 450개의 석판을 모으면 어떻게든 되게끔 게임을 디자인했습니다. 특히 메이저 업데이트 2개를 하나의 시즌으로 생각해 아이템 레벨을 크게 갱신하면서 반년 정도 쉬면서 복귀해도 레벨을 금방 따라가고, 장터에서 아이템을 구매한 다음 450개의 주간 석판만 모으면 다른 사람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최대한 단기간 조금씩만 플레이해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 지금까지의 파이널판타지14였습니다.
하지만 석판 450개라는 것은 기존에 파이널판타지14를 플레이 한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최근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게임이나, 최근의 다른 게임을 즐기고 파이널판타지14로 오는 분들에게는 석판 450개를 모은 뒤에 어떻게 되는지 알기 힘듭니다. 그래서 쉽게 이야기하자면, 게임에 접속했을 때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게이머에게 물어보고 플레이 가능한 시간에 맞춰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안하는 방법을 생각 중입니다. 이전에 언급한 플레이 가능 시간이 적은 상황에서 게이머에게 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는 거죠. 이런 면에서 서비스를 진화하고 싶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450개의 알라그 석판도 아이템 레벨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다지 상관없는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이를 탈 것이나 패션 장비와 교환 가능하게끔 해서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는 거죠. 지금까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앞으로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나 엔터테인먼트 방면에서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러한 방향성을 생각 중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멀지 않은 시기에 실현하려 하고, 더 이상으로 말하면 경쟁자에게 힌트가 될 거 같아 여기까지 말하겠습니다.
(3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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