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게임의 한계를 넘은 IP가 만든 현실, 파판14 한국판 10주년 기념 요시다 P/D 인터뷰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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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단순히 미디어에서는 게임을 게임 그 자체로만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게임이 가지는 경제적-문화적 파급력이 커지자 게임 산업과 게임 문화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이에 관한 언급도 시작됐다.
게임 산업과 게임 문화의 정의와 한계는 무엇일까. 과거 게임 산업은 게임 그자체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만을 의미했다. 하지만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팝업 스토어부터 시작해 게임과 연관성이 없을 거 같던 브랜드와 협업까지 진행하며 일반 대중들에게 노출되며 콘텐츠로서의 힘을 보이자 게임 산업이나 문화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일본에서도 게임 산업을 넘어 주목받는 IP다. 다양한 식음료는 물론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은 물론 유명 백화점과 연계한 팝업 스토어까지 진행하며 게임을 넘은 IP의 힘을 보였다. 이를 만드는 바탕은 파이널판타지14의 강력한 커뮤니티고, 이러한 커뮤니티의 힘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파이널판타지14 한국판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나오키 P/D는 인터뷰를 통해 파이널판타지14가 가진 커뮤니티와, 이를 기반해 진행된 브랜드 협업 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래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진행된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4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강력한 커뮤니티입니다. 다른 용무로 일본을 출장해서 미팅을 진행했을 때 게임 업계가 아님에도 제가 입었던 파이널판타지14 콜라보 의류를 보고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자기 회사에도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요. 그러면서 자신들도 파이널판타지14 같은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이제 일본에서도 게임 업계를 넘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사용자 수에 비해 강한 결속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파이널판타지14입니다. 어떻게 이런 구조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처음부터 건전한 커뮤니티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이걸 만들자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 15년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추측은 가능했는데, 첫 번째 이유로는 파이널판타지14 구버전이 굉장한 실패작으로 시작했다는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좋지 않은 게임이었지만 계속 구버전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은 서로를 도와주며 게임했고, 개발사인 스퀘어에닉스도 도와주셨습니다. 저희도 플레이하는 분들을 계속 지원했고요. 이러한 근간으로 시작했던 커뮤니티가 기초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가능한 한 유저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호 이해하고자 한 것입니다. 예전부터 항상 이야기했지만 게임 개발이나 운영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유저들의 목소리도 솔직하게 들으며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개발사와 유저의 상호 이해를 전제로 성장했던 것이 두 번째 요인이라고 봅니다.
다음으로 게임 플레이가 구독 기반인지, 무료 플레이인지도 영향을 주었다고 예상합니다. 반드시 기사 내에서 다뤄주셨으면 하고 읽는 독자분들도 오해하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내용인데, 저는 무료 플레이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독제 플레이에 비해 당연히 게이머의 수가 많은데, 이용자의 수가 많은 만큼 싸움도 많이 나고 각종 이슈에 의견을 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스퀘어에닉스에서도 공식 포럼을 운영 중이데, 이를 사용하려면 게임 구독 상태여야 합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사랑하는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 얼굴을 걸고 경솔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구독제 플레이어의 프라이드가 있기에 의견을 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는 이유도 있다고 예상합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내용인데, 파이널판타지14 유저는 각자가 주인공인 게임이기에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플레이하는 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안에서 '당신은 영웅이니까 위기 상황에서 네가 어떻게든 해줬으면 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고, 스토리 역시 위기에서 서로 도와주고 힘을 합헤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전개입니다. 이걸 이해하고 플레이하는 분들이 많기에 실제 세계에서도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일을 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무에게 심한 말을 하지 않을테니, 이러한 게임성이나 스토리가 유저들의 마음에 있기에 좋은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을 거로 봅니다.
그리고 아까 점심을 먹으며 한국 유저 중에 열정적인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제게 이유를 물어본다면 잘은 모르지만 한국판 운영팀의 노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 공식 밴드 프라이멀즈의 곡 중 'RISE'가 등장하는 알렉산더 토벌전 중 시간 정지라는 기믹이 있습니다. 몇 초 동안 게임 내의 모두가 멈추고, 실제 공연에서도 원래 무대 위의 밴드만 멈췄습니다. 하지만 한국 콘서트 당시 공연 관람을 온 유저의 제안으로 공연장 내의 모두가 멈추게 되었고, 이제는 어디서 공연을 하든 모두 멈추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죠. 이런 발상이나 열정적인 면에서 한국 유저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팬페스티벌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근 파이널판타지14의 굿즈 발매나 외부 기업과 협력에 관해 "현실 세계에서도 나와 같은 것을 즐기는 사람이 많구나"는 기분을 전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그 방법에 상설 카페나 굿즈 발매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최근 파이널판타지14의 협업을 보면 단순한 기념품 류에서 라이프 스타일이나 브랜드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라이프스타일 계열의 브랜드 콜라보가 많아진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고급 브랜드나 특정 장르의 라이프 스타일 콜라보는 타겟이 정말 좁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론칭한 직후에는 최대한 넓은 층을 노리고 싶은데, 많은 사람에게 접하게 하고 싶으니 특정 계열의 브랜드나 라이프 스타일 계열의 브랜드와는 협업이 어렵습니다. 저희도 제안하지 않고, 게임 유저에게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기도 힘들 거로 생각하거든요.
반면 파이널판타지14는 한국에서 10년, 글로벌에서는 15년 동안 서비스를 진행해 브랜드의 인지도도 높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서비스를 해왔고, 유저들의 성원에 계속해 성장했다는 실적이 있으니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고급 브랜드나 게임과 관계없는 브랜드에서도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최근에 퓨마와 글로벌 협업을 대규모로 진행했고, 비슷한 시기 일본의 이세탄 백화점과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습니다. 두 가지의 협업 효과가 굉장히 컸습니다.
퓨마는 전속 디자이너들이 파이널판타지14의 리소스나 디자인을 활용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심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이벤트를 진행할 때 협업 제품을 입고 오시는 분도 많고, 사내 직원들도 이를 착용하고 출근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와 대대적으로 협업을 하고 실적이 좋았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음은 이세탄 백화점의 이야기입니다. 이세탄 백화점은 그 자체로 상품을 만드는 곳은 아니지만, 백화점으로 굉장히 긴 역사를 가진 격이 높은 백화점입니다. '이세탄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제품은 무조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인상은 전 세계 고객과 함께 고급 브랜드 메이커에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세탄 백화점 신주쿠점은 루이뷔통 맨즈를 취급하는 유일한 백화점입니다. 이런 이미지를 가진 이세탄 백화점과 함께 협업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이세탄 백화점에서 파이널판타지14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게 되었고, 이세탄에서도 거래처에 팝업 스토어에 관해 소개했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라는 브랜드가 있는데 이번에 우리와 팝업 스토어를 하게 됐고, 여기와 함께 굿즈를 만들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죠. 제안을 받은 거래처에서는 이세탄의 소개니까 당연히 좋은 곳이겠지 하고 파이널판타지14를 믿어준 거고요. 그래서 우리만으로는 이룰 수 없던 곳들과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함께 협업을 진행해 파이널판타지14 팝업 스토어 1회를 마쳤습니다.
이세탄 백화점과 함께한 팝업 스토어가 지금까지 진행한 외부 팝업 스토어 중에서 매출이 가장 좋았습니다. 귀멸의 칼날 팝업 스토어보다 더 좋았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과였습니다. 이세탄 백화점에서도 파이널판타지14 팝업 스토어가 큰 화제가 되었고, 이세탄 백화점의 거래처에도 이러한 실적이 전달되어서 2회 팝업 스토어에서는 더 많은 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파이널판타지14 운영팀이 직접 브랜드와 접촉하기도 합니다. 패션 잡지 중에 보그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 역시 평소에는 게임 관련 내용을 잘 다루지 않는데, 파이널판타지14 디자이너 중 한 분이 디자인 콘셉트에 관해 보그의 편집장과 교류를 활발히 했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화장품 브랜드 중 한 곳인 슈에무라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고, 결국 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랫동안 열심히 해온 하나하나의 노력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뿐만 아니라 모든 굿즈 관계자가 모두 빛의 전사라서 평상시 본인이 봤을 때 별로라고 생각하는 굿즈는 절대 디자인 하지 않습니다. 위스키 하나만 하더라도 외부 상자만 바꿔서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음해 보고 게이머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위스키를 만들고 소개한 것이 각 도시와 하이델린-조디아크를 테마로 한 위스키 5종이었습니다.
서로 전력으로 열심히 하고자 노력한 것이 또 다른 곳으로 이어지고 인연이 되어서 만든 협업 제품에서 전해진 열기를 느낀 유저들도 직접 상품을 구매하고 감상을 해주는 좋은 순환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뭔가 특별히 기발한 것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요. 앞으로도 게임 외부에서도 내부같이 생활의 일부로 파이널판타지14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가 성공하면서 삽입된 배경음악이나 보컬 곡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습니다. 덕분에 공식 밴드인 프라이멀즈는 도쿄돔-요코하마 아레나에 이어 올해 일본 무도관에서도 라이브를 진행했죠. 에오르제아 심포니 역시 작년 한국에서 성황리에 마감된 후 올해 일본에서 다시 공연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8년 이후 프라이멀즈 단독 콘서트가 열리지 않아 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큰데, 한국 라이브 공연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라이멀즈 라이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 담당인 소켄씨의 스케줄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페스티벌이나 이벤트에 불러주면 아마 기뻐하면서 달려올 거로 생각하고요. 공연의 부분은 사실 저희의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안 되는 부분입니다.
올해 진행했던 ZEPP 라이브 투어에 대만이 포함되어 있기에 해외 라이브를 기대하셨던 분들도 있겠지만, 이는 대만에 ZEPP 라이브 하우스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라이브 하우스 전체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 계약이었고, 대만에도 빛의 전사가 많으니 대만 일정도 포함해 달라는 제안이 있어서 라이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단독으로 대만에 라이브를 진행하려고 했으면 아마 적자가 났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읽은 한국의 음악이나 공연 관계자 분들이 프라이멀즈 라이브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한국판 운영팀의 최정해 실장님에게 직접 연락을 주시면 한국에서도 라이브가 가능한 감사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 커뮤니티 구축에 큰 역할을 한 것이 팬페스티벌입니다. 글로벌 서버 기준으로 7.5와 7.55를 지나면 새로운 확장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맞춰 북미와 유럽, 일본에서 팬페스티벌이 예정됐는데, 이제 같은 업데이트 스케줄이 적용되면서 한국과 중국에의 팬페스티벌 일정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차기 확장팩 이전 한국과 중국에서도 팬페스티벌이 가능할지 궁금하고,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판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규 확장팩 전까지 5개 지역의 팬페스티벌을 전부 끝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게임 개발과 서비스가 본업인데, 팬페스티벌은 비용 문제보다 저희가 직접 움직이는 부분의 부담이 어마어마합니다. 지금 중국은 7.4에서 업데이트 일정을 맞췄고, 한국에서는 7.5에서 업데이트 일정을 맞추는 예정을 공개했습니다. 북미와 유럽, 일본은 신규 팬페스티벌 일정을 잡았고, 한국과 중국은 패치 일정을 맞추는 데 주력한 거죠.
심지어 저희는 공식적으로 8.0 확장팩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9.0에 관한 이야기는 더 미지수이기에 그냥 가정으로 말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북미와 유럽, 일본 순으로 팬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발표했지만, 다음의 팬페스티벌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시작하고 일본과 북미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전혀 알 수 없는 미래이기에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글로벌에서 동시에 새로운 확장팩을 업데이트하고, 그 이후 생긴 기대감을 바탕으로 팬페스티벌을 여는 것도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은 유저들이 사전에 신규 확장팩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발표를 진행해야 했는데, 8.2나 8.4를 앞두고 팬페스티벌을 개최해 이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도 재미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일단 가장 눈앞의 패치 업데이트 일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 드리지만, 저부터 파이널판타지14를 한국판이나 중국판이라고 따로 놓고 이야기할 마음이 없습니다. 이제 하나의 글로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널판타지14 커뮤니티 일원으로 앞으로 전 세계와 함께 열심히 플레이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패치 업데이트 주기가 같아질 테니 파이널판타지14 월드컵 같은 것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게임 산업과 게임 문화의 정의와 한계는 무엇일까. 과거 게임 산업은 게임 그자체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만을 의미했다. 하지만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팝업 스토어부터 시작해 게임과 연관성이 없을 거 같던 브랜드와 협업까지 진행하며 일반 대중들에게 노출되며 콘텐츠로서의 힘을 보이자 게임 산업이나 문화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일본에서도 게임 산업을 넘어 주목받는 IP다. 다양한 식음료는 물론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은 물론 유명 백화점과 연계한 팝업 스토어까지 진행하며 게임을 넘은 IP의 힘을 보였다. 이를 만드는 바탕은 파이널판타지14의 강력한 커뮤니티고, 이러한 커뮤니티의 힘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파이널판타지14 한국판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나오키 P/D는 인터뷰를 통해 파이널판타지14가 가진 커뮤니티와, 이를 기반해 진행된 브랜드 협업 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래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진행된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4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강력한 커뮤니티입니다. 다른 용무로 일본을 출장해서 미팅을 진행했을 때 게임 업계가 아님에도 제가 입었던 파이널판타지14 콜라보 의류를 보고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자기 회사에도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요. 그러면서 자신들도 파이널판타지14 같은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이제 일본에서도 게임 업계를 넘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사용자 수에 비해 강한 결속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파이널판타지14입니다. 어떻게 이런 구조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처음부터 건전한 커뮤니티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이걸 만들자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 15년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추측은 가능했는데, 첫 번째 이유로는 파이널판타지14 구버전이 굉장한 실패작으로 시작했다는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좋지 않은 게임이었지만 계속 구버전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은 서로를 도와주며 게임했고, 개발사인 스퀘어에닉스도 도와주셨습니다. 저희도 플레이하는 분들을 계속 지원했고요. 이러한 근간으로 시작했던 커뮤니티가 기초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가능한 한 유저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호 이해하고자 한 것입니다. 예전부터 항상 이야기했지만 게임 개발이나 운영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유저들의 목소리도 솔직하게 들으며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개발사와 유저의 상호 이해를 전제로 성장했던 것이 두 번째 요인이라고 봅니다.
다음으로 게임 플레이가 구독 기반인지, 무료 플레이인지도 영향을 주었다고 예상합니다. 반드시 기사 내에서 다뤄주셨으면 하고 읽는 독자분들도 오해하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내용인데, 저는 무료 플레이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독제 플레이에 비해 당연히 게이머의 수가 많은데, 이용자의 수가 많은 만큼 싸움도 많이 나고 각종 이슈에 의견을 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스퀘어에닉스에서도 공식 포럼을 운영 중이데, 이를 사용하려면 게임 구독 상태여야 합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사랑하는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 얼굴을 걸고 경솔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구독제 플레이어의 프라이드가 있기에 의견을 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는 이유도 있다고 예상합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내용인데, 파이널판타지14 유저는 각자가 주인공인 게임이기에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플레이하는 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안에서 '당신은 영웅이니까 위기 상황에서 네가 어떻게든 해줬으면 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고, 스토리 역시 위기에서 서로 도와주고 힘을 합헤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전개입니다. 이걸 이해하고 플레이하는 분들이 많기에 실제 세계에서도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일을 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무에게 심한 말을 하지 않을테니, 이러한 게임성이나 스토리가 유저들의 마음에 있기에 좋은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을 거로 봅니다.
그리고 아까 점심을 먹으며 한국 유저 중에 열정적인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제게 이유를 물어본다면 잘은 모르지만 한국판 운영팀의 노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 공식 밴드 프라이멀즈의 곡 중 'RISE'가 등장하는 알렉산더 토벌전 중 시간 정지라는 기믹이 있습니다. 몇 초 동안 게임 내의 모두가 멈추고, 실제 공연에서도 원래 무대 위의 밴드만 멈췄습니다. 하지만 한국 콘서트 당시 공연 관람을 온 유저의 제안으로 공연장 내의 모두가 멈추게 되었고, 이제는 어디서 공연을 하든 모두 멈추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죠. 이런 발상이나 열정적인 면에서 한국 유저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팬페스티벌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근 파이널판타지14의 굿즈 발매나 외부 기업과 협력에 관해 "현실 세계에서도 나와 같은 것을 즐기는 사람이 많구나"는 기분을 전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그 방법에 상설 카페나 굿즈 발매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최근 파이널판타지14의 협업을 보면 단순한 기념품 류에서 라이프 스타일이나 브랜드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라이프스타일 계열의 브랜드 콜라보가 많아진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고급 브랜드나 특정 장르의 라이프 스타일 콜라보는 타겟이 정말 좁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론칭한 직후에는 최대한 넓은 층을 노리고 싶은데, 많은 사람에게 접하게 하고 싶으니 특정 계열의 브랜드나 라이프 스타일 계열의 브랜드와는 협업이 어렵습니다. 저희도 제안하지 않고, 게임 유저에게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기도 힘들 거로 생각하거든요.
반면 파이널판타지14는 한국에서 10년, 글로벌에서는 15년 동안 서비스를 진행해 브랜드의 인지도도 높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서비스를 해왔고, 유저들의 성원에 계속해 성장했다는 실적이 있으니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고급 브랜드나 게임과 관계없는 브랜드에서도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최근에 퓨마와 글로벌 협업을 대규모로 진행했고, 비슷한 시기 일본의 이세탄 백화점과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습니다. 두 가지의 협업 효과가 굉장히 컸습니다.
퓨마는 전속 디자이너들이 파이널판타지14의 리소스나 디자인을 활용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심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이벤트를 진행할 때 협업 제품을 입고 오시는 분도 많고, 사내 직원들도 이를 착용하고 출근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와 대대적으로 협업을 하고 실적이 좋았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음은 이세탄 백화점의 이야기입니다. 이세탄 백화점은 그 자체로 상품을 만드는 곳은 아니지만, 백화점으로 굉장히 긴 역사를 가진 격이 높은 백화점입니다. '이세탄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제품은 무조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인상은 전 세계 고객과 함께 고급 브랜드 메이커에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세탄 백화점 신주쿠점은 루이뷔통 맨즈를 취급하는 유일한 백화점입니다. 이런 이미지를 가진 이세탄 백화점과 함께 협업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이세탄 백화점에서 파이널판타지14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게 되었고, 이세탄에서도 거래처에 팝업 스토어에 관해 소개했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라는 브랜드가 있는데 이번에 우리와 팝업 스토어를 하게 됐고, 여기와 함께 굿즈를 만들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죠. 제안을 받은 거래처에서는 이세탄의 소개니까 당연히 좋은 곳이겠지 하고 파이널판타지14를 믿어준 거고요. 그래서 우리만으로는 이룰 수 없던 곳들과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함께 협업을 진행해 파이널판타지14 팝업 스토어 1회를 마쳤습니다.
이세탄 백화점과 함께한 팝업 스토어가 지금까지 진행한 외부 팝업 스토어 중에서 매출이 가장 좋았습니다. 귀멸의 칼날 팝업 스토어보다 더 좋았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과였습니다. 이세탄 백화점에서도 파이널판타지14 팝업 스토어가 큰 화제가 되었고, 이세탄 백화점의 거래처에도 이러한 실적이 전달되어서 2회 팝업 스토어에서는 더 많은 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파이널판타지14 운영팀이 직접 브랜드와 접촉하기도 합니다. 패션 잡지 중에 보그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 역시 평소에는 게임 관련 내용을 잘 다루지 않는데, 파이널판타지14 디자이너 중 한 분이 디자인 콘셉트에 관해 보그의 편집장과 교류를 활발히 했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화장품 브랜드 중 한 곳인 슈에무라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고, 결국 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랫동안 열심히 해온 하나하나의 노력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뿐만 아니라 모든 굿즈 관계자가 모두 빛의 전사라서 평상시 본인이 봤을 때 별로라고 생각하는 굿즈는 절대 디자인 하지 않습니다. 위스키 하나만 하더라도 외부 상자만 바꿔서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음해 보고 게이머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위스키를 만들고 소개한 것이 각 도시와 하이델린-조디아크를 테마로 한 위스키 5종이었습니다.
서로 전력으로 열심히 하고자 노력한 것이 또 다른 곳으로 이어지고 인연이 되어서 만든 협업 제품에서 전해진 열기를 느낀 유저들도 직접 상품을 구매하고 감상을 해주는 좋은 순환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뭔가 특별히 기발한 것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요. 앞으로도 게임 외부에서도 내부같이 생활의 일부로 파이널판타지14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가 성공하면서 삽입된 배경음악이나 보컬 곡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습니다. 덕분에 공식 밴드인 프라이멀즈는 도쿄돔-요코하마 아레나에 이어 올해 일본 무도관에서도 라이브를 진행했죠. 에오르제아 심포니 역시 작년 한국에서 성황리에 마감된 후 올해 일본에서 다시 공연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8년 이후 프라이멀즈 단독 콘서트가 열리지 않아 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큰데, 한국 라이브 공연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라이멀즈 라이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 담당인 소켄씨의 스케줄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페스티벌이나 이벤트에 불러주면 아마 기뻐하면서 달려올 거로 생각하고요. 공연의 부분은 사실 저희의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안 되는 부분입니다.
올해 진행했던 ZEPP 라이브 투어에 대만이 포함되어 있기에 해외 라이브를 기대하셨던 분들도 있겠지만, 이는 대만에 ZEPP 라이브 하우스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라이브 하우스 전체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 계약이었고, 대만에도 빛의 전사가 많으니 대만 일정도 포함해 달라는 제안이 있어서 라이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단독으로 대만에 라이브를 진행하려고 했으면 아마 적자가 났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읽은 한국의 음악이나 공연 관계자 분들이 프라이멀즈 라이브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한국판 운영팀의 최정해 실장님에게 직접 연락을 주시면 한국에서도 라이브가 가능한 감사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 커뮤니티 구축에 큰 역할을 한 것이 팬페스티벌입니다. 글로벌 서버 기준으로 7.5와 7.55를 지나면 새로운 확장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맞춰 북미와 유럽, 일본에서 팬페스티벌이 예정됐는데, 이제 같은 업데이트 스케줄이 적용되면서 한국과 중국에의 팬페스티벌 일정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차기 확장팩 이전 한국과 중국에서도 팬페스티벌이 가능할지 궁금하고,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판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규 확장팩 전까지 5개 지역의 팬페스티벌을 전부 끝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게임 개발과 서비스가 본업인데, 팬페스티벌은 비용 문제보다 저희가 직접 움직이는 부분의 부담이 어마어마합니다. 지금 중국은 7.4에서 업데이트 일정을 맞췄고, 한국에서는 7.5에서 업데이트 일정을 맞추는 예정을 공개했습니다. 북미와 유럽, 일본은 신규 팬페스티벌 일정을 잡았고, 한국과 중국은 패치 일정을 맞추는 데 주력한 거죠.
심지어 저희는 공식적으로 8.0 확장팩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9.0에 관한 이야기는 더 미지수이기에 그냥 가정으로 말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북미와 유럽, 일본 순으로 팬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발표했지만, 다음의 팬페스티벌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시작하고 일본과 북미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전혀 알 수 없는 미래이기에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글로벌에서 동시에 새로운 확장팩을 업데이트하고, 그 이후 생긴 기대감을 바탕으로 팬페스티벌을 여는 것도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은 유저들이 사전에 신규 확장팩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발표를 진행해야 했는데, 8.2나 8.4를 앞두고 팬페스티벌을 개최해 이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도 재미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일단 가장 눈앞의 패치 업데이트 일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 드리지만, 저부터 파이널판타지14를 한국판이나 중국판이라고 따로 놓고 이야기할 마음이 없습니다. 이제 하나의 글로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널판타지14 커뮤니티 일원으로 앞으로 전 세계와 함께 열심히 플레이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패치 업데이트 주기가 같아질 테니 파이널판타지14 월드컵 같은 것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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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작성일 2025.11.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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